- ‘작가가 아니라 디자이너’… 자폐인의 강점을 실제 일자리로 연결하는 디자인 회사

서울 마포구에 자리한 오티스타는 자폐인의 강점을 발견하고 이를 실제 직무와 일자리로 연결하는 디자인 회사다. 오티스타에서 일하는 자폐인 직원들은 자신을 ‘작가’가 아닌 ‘디자이너’라고 소개한다. 한 사람의 그림이 그대로 작품이 되는 방식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고, 컴퓨터로 옮기고, 색과 구성을 조정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디자인팀이 함께 거쳐 하나의 제품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오티스타는 자폐인의 특성을 교정해야 할 차이로만 바라보기보다 개인이 가진 강점이 어떤 환경과 직무에서 능력으로 발휘될 수 있는지에 주목해 왔다. 특수교육 연구자로 활동해온 이소현 오티스타 대표는 강점 기반 직무 개발 연구를 실제 고용 현장으로 연결하기 위해 오티스타를 시작했다.
이러한 관점은 오티스타가 운영하는 ‘디자인스쿨’에도 반영돼 있다. 디자인스쿨은 그림을 처음부터 가르치는 미술교육 과정이라기보다 그림에 관심과 강점을 가진 사람이 이를 ‘디자이너’라는 직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참여자들은 디자인 프로그램 사용법과 작업지시 이해, 수정 의견 반영 등 실제 회사에서 필요한 업무 과정을 경험한다. 이후 오티스타 취업뿐 아니라 다른 기업으로의 취업 가능성도 함께 모색한다.
오티스타가 강조하는 고용은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직원들은 실제 회사에서 업무를 나누고 수정 의견을 주고받으며 동료와 협업한다. 혼자 출퇴근하고 함께 점심을 먹으며 전시와 여행 등 일상의 경험도 공유한다. 현재 오티스타에는 약 10명의 자폐인 디자이너가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명가량은 10년 이상 장기 근속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를 ‘강점 기반 고용모델’이라고 설명한다. 기존 조직에 사람을 일방적으로 맞추는 대신 각자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이 실제 직무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직이 환경과 역할을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오티스타의 고용 경험은 연구로도 이어졌다. 이소현 대표 등이 2025년 국제학술지 ‘Autism’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오티스타에서 일하는 자폐인 직원과 부모,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의 경험을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직장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 자신의 업무를 해낼 수 있다는 유능감, 일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주도성이 주요하게 나타났다. 개인을 계속 훈련시키는 것뿐 아니라 각자의 강점이 발휘될 수 있도록 조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후속 연구에서는 오티스타의 제품과 전시, 회사 방문, 자폐인 직원과의 교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오티스타를 접한 사람일수록 자폐인에 대한 거리감과 부정적인 인식이 낮은 경향도 나타났다. 이는 자폐인이 실제 일터에서 동료로 일하는 모습을 접하는 경험과 지역사회의 인식 사이에 의미 있는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오티스타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장애인을 고용하는 회사’보다 먼저 ‘디자인이 좋은 회사’로 기억되는 것이다. 이소현 대표는 “그냥 디자인 회사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며 좋은 디자인을 접한 뒤 그 안에서 자폐인 디자이너들이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순서를 강조했다.
오티스타는 11월 4일 마포구청 광장에서 열리는 ‘2026 마포메이드’에서 마포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유공자 표창을 받을 예정이다. 자폐인의 강점을 실제 일자리와 연결하고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일터를 만들어온 활동이 지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는 오티스타의 사례가 장애인 고용을 단순한 채용 인원이나 지원의 관점에서 넘어, 각자의 강점이 실제 일로 이어질 수 있는 조직과 지역사회의 환경을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센터는 앞으로도 ‘마포를 바꾸는 사람들’ 연재를 통해 문화·돌봄·환경·일자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마포구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소개
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는 2022년부터 사단법인 마포사회적경제네트워크가 수탁 운영하고 있다. 마포사회적경제네트워크는 사회적경제 기업 및 단체가 연대해 협동과 자치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2013년 모임을 결성해 사회적경제 관계망 형성, 활동 지속성 지원, 네트워크 안정화를 이뤄가고 있다. 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는 ‘마포구민이 체감하는 사회적경제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마포구 만들기’를 위해 마포 지역을 기반으로 클러스터를 구축해 사업을 추진한다. 지역사회 돌봄, 문화예술 비즈니스, 기후위기 사회적경제 공동사업을 지원한다.
언론연락처: 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안도빈 매니저 070-4947-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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