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랑의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 임미정 소설집 ‘설익은 레몬’

‘설익은 레몬’은 삶의 갈림길에서 ‘노랑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신호등의 빨강과 초록 사이에 놓인 노랑처럼 작가는 가야 할지 멈춰야 할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순간에 주목한다. 그 망설임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일곱 편의 단편에 담았다.
책은 ‘노오란 산책길’, ‘50센티미터 너머’, ‘해당화가 노래하는 곳’, ‘네임리스’, ‘별별 편의점’, ‘딸기독화살개구리’, ‘AKA K 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상실 이후의 삶을 견디는 사람, 낯선 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사람, 돌봄의 책임에 지쳐가는 사람 등 서로 다른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삶은 관계와 정체성, 돌봄과 상실, 침묵과 선택이라는 지점에서 맞닿는다.
‘설익은 레몬’은 인물들의 선택을 섣불리 옳고 그름의 편에 세우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뒤에는 한 사람이 지나온 시간과 말하지 못한 사연이 있음을 들여다본다. 정상과 비정상, 안과 밖, 주류와 비주류를 가르는 경계 역시 고정된 것이 아니다. 오늘 선 안에 있다고 믿는 사람도 어느 순간 바깥에 놓일 수 있다. 그런 흔들림을 통과하고 나서야 비로소 타인의 삶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다는 시선이 작품 전체에 흐른다.
‘설익었다’라는 말은 흔히 미숙하거나 부족하다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작가는 이를 변화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태로 바라본다. 설익은 레몬은 시다. 다 익은 레몬도 여전히 시다. 레몬이 익는다고 다른 과일처럼 달아지지 않듯 사람 역시 저마다의 ‘신맛’을 지닌 채 자신의 속도로 익어간다. 완전해지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기보다 상처와 부족함, 흔들림까지 품으며 자신만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과정이 곧 성숙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임미정 작가는 색에 서사를 담아 다양한 삶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첫 단편소설집 ‘퍼즐 맞추기’에서는 ‘보라’를 통해 퍼즐처럼 흩어진 삶의 조각들을 바라봤고, ‘칼과 슈왈츠 마돈나’에서는 ‘빨강’을 통해 상처와 생명의 온도를 이야기했다. 이번 ‘설익은 레몬’에서는 ‘노랑’을 통해 설익은 채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작가에게 노랑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수술실에서 작가의 곁에 가장 오래 남았던 색이 노랑이었다고 한다. 이후 노랑은 경계를 상징하는 색이 됐다. ‘설익은 레몬’은 그 경계에서 흔들리면서도 각자의 방향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보라에서 빨강을 지나 노랑에 이르기까지 색은 배경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의 내면과 삶의 한 시기를 비추는 또 하나의 언어가 된다.
‘설익은 레몬’은 망설임이나 미완의 상태를 실패로 규정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걸어가는 길과 속도가 다르듯 누구나 ‘노랑의 시간’을 지나며 앞으로 나아간다고 이야기한다. 그 시간이 길고 힘겹게 느껴질 때 혼자 견디기보다 누군가의 손을 잡고 함께 지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책장을 덮은 뒤 문득 누군가의 안부가 궁금해진다면 일곱 편의 이야기가 건네고자 한 목소리가 이미 독자에게 닿은 것이다.
바른북스 소개
바른북스 출판사를 나타내는 첫 번째 단어는 ‘정직(Honesty)’이다. 투명한 과정과 결과를 통해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며 ‘믿고 맡길 수 있는 출판사’가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한다. 꼼꼼한 편집, 퀄리티 있는 디자인부터 체계적인 유통 시스템까지 단계 있는 매뉴얼로 출판 과정을 개진한다. 두 번째 ‘신뢰(Trust)’는 바른북스와 저자 사이의 가장 근본이 되는 가치다. 사람 관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신뢰다. 고단한 출판 과정에서 비즈니스적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서로 간 굳건한 믿음이 깔려 있어야 한다. 바른북스는 저자와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도서 판매’를 기준으로 인세를 지급하고 있으며 책이 언제, 어느 서점, 어느 지점에서 판매됐는지 실시간으로 알아볼 수 있는 ‘도서 판매 현황’ 시스템을 구축했다. 세 번째 ‘창의(Creative)’는 원고의 내용을 최상으로 구현하고 독자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바른북스 임직원들이 늘 마음에 새기는 가치다. 바른북스의 전문 아트 디렉터들은 철저한 출판 동향 분석과 회의를 통해 원고 특성은 물론, 트렌드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소중하게 제작된 도서가 독자의 손안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바른북스는 치열하게 고민하며 협업한다. 바른북스는 위 세 가지 경영 이념을 통해 독자에게는 오래 간직하고 싶은 책, 저자에게는 누군가의 서재에 꽂힐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있다. 1800명 이상의 저자와 인연을 나누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출판하며 얻은 노하우는 단단한 기둥이 돼 출판의 미래를 선도한다. 늘 새로운 시각으로 트렌드를 살피고, 쌓아온 추억과 경험을 견고하게 다져 올리며 저자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원고를 기다리고 있다. 꺼지지 않는 출판에 대한 열정은 열과 성으로 피어난 원고가 힘껏 만개해 ‘여러 번 펼쳐 보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언론연락처: 바른북스 김병호 대표이사 070-7857-9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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